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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40도가 넘나드는 극한의 폭염으로 유럽 전역이 불타오른 가운데, 그린란드 대륙빙하는 여름이 되자 더욱 빠르게 녹아 흘러내리고 있다.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총 180억t에 달하는 물을 바다로 쏟아냈다.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물 180억t은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720만 개를 채울 만큼의 엄청난 양이다. 사흘 동안 하루 평균 60억t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간 셈이다.

유럽우주국(ESA)이 코페르니쿠스 위성으로 촬영한 그린란드의 모습을 보면 이런 현상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공개된 사진의 왼쪽은 푸른색을, 오른쪽은 흰색을 띠고 있다. 흰색은 현재 얼음 형태의 빙하를 의미하고, 푸른색은 빙하가 녹아내린 물이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는 지도에 포함된 빙하 영역이 모두 흰색이었지만, 상당 부분이 고온으로 녹은 탓에 푸르게 변했다.

빙하 전문가들은 그린란드가 2019년에 이어 올해에도 기록적인 빙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9년 여름 당시 폭염으로 녹아내린 그린란드의 얼음은 총 5860만t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반도 면적의 두 배 정도를 1.25m의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국립빙설자료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데트 스캠보스 박사는 USA 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수는 캐나다 북극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 때문에 녹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본토 북쪽에 위치한 북극 군도의 7월 평균 기온은 대체로 영하를 밑도는데, 올해는 최고 기온이 섭씨 15.5도에 달했다.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 상승의 폭이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이 탓에 1979년 이후 북극해의 얼음 면적 최대치는 10년마다 약 13%씩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상상 이상의 많은 얼음이 녹아내린 그린란드에서는 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그린란드 북서부의 카아나크 마을은 홍수를 겪었고, 이 지역의 빙하 꼭대기에서도 비가 관찰됐다.

빙하에 눈이 아닌 비가 내리면 빙하 표면이 햇빛을 더 잘 흡수하게 되고, 해빙 속도는 그만큼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에 있는 빙하가 모두 녹아내릴 경우, 지구 해수면이 7.5m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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